나는 장기적인 "사역"(20년간), 또 단기적인 "프로젝트"(15개월)도 실천해 보았다. 두 가지의 특징과 또 다른 점은 무엇인가? 키워드로는 단기적인 프로젝트는 "Sense of Urgency/긴박감" 이었다. 장기적인 사역은 "Long-term Leadership/장기적인 리더십"이었다. 오늘 칼럼에서는 "단기프로젝트" 완성에 대해, 나의 경험을 통해 얘기해보려 한다.
단기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단기간에 마쳐야 한다. 그렇기에 판단력도 빨라야 하고 생각도 너무 오래하면 안 된다. 사람들을 동원하는 동기부여(의미를 주는 것)도 단기간에 강력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단기간의 외적인 강력한동기부여로(compelling force) 내적으로 자동적이고 자발적인 동기부여(impelling: willingness/I wish to......)가 생겨지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다. 그러자니 모든 에너지가 총동원 되어야 한다. 곁눈질하고, 곁길로 갈 틈이 없다. 에너지의 소량이라도 불필요한 갈등, 경쟁의식, 비생산적인 것에 허비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려니 때로는 무리수가 따를 수 밖에 없다. 다른데 신경 못쓰니 가족에게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을 다 가지면서 주어진 대업을 결코 완수할 수가 없다. 주어진 사역에 미쳐야 한다. 스탠포드대학교의 제임스 콜린즈교수가 쓴책 "Built to Last"를 보면 성공한 조직, 회사, 개인을 보면 주어진 일에 완전히 미쳐있더라는 것이다. Cults-like라는 표현을 썼는데, 사교집단/이단들을 보면 제정신이 아닌 듯이 보이듯이, 어떤 일에든 성공하려면 완전히 거기에 올인하고 미쳐야 된다는 것이다. 단기프로젝트의 성공은 대단한 집중력과 고도의 리더십, 그리고 심플한 메네지먼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덧붙인다면 끝나는 시점이 분명해야 한다.
집중에서 에너지를 투자할 때 사람들은 마치는 시간을 확실히 알고 싶어한다. 왠고하니 리더자인 우리의 에너지도 소진되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의 에너지도 단기간에 쏟아 붓게 되니 길어지고 무제한 적인 시간투자는 사실 무리이다. 그래서 나의 경험으로 봐서 단기적인 프로젝트는 2년을 넘기면 안 좋다. 제일 좋은 것은 1년에서 1년 반 사이이다. 해를 두 번 넘긴다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듯하다. 크리스마스를 두 번 넘기면서 단기프로젝트라고 하면 사람들에게 신뢰를 못 주어, 결국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다.
우리 멜빈대학교의 경우를 보자. 나는 멜빈대학교는 15개월만에 세워졌다고 얘기하곤 한다. 잘 안 믿어지는 독자들이 많으리라 본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다. 2020년 5월 9일에 “대학 세우자”라는 얘기가 나와서 2021년 8월 14일에 개교식을 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그 진행은 이렇다. 단기 프로젝트의 좋은 에가 될 것 같아 가볍게 요약해본다.
2020년 5월 9일 (날짜를 정확히 기억한다), 그 당시 케냐의 평신도목회 연구소장 오길라 목사가, 내가 보내준 영어자료들을 받아보더니 "이 정도면 대학교university 설립이 가능하겠다" 고 해서, 내 대답이 "한 10년 후나 될까?" 그랬더니 "5년이면 충분하다"라고 즉답이 왔다. 그래서 나도 다른 아이디어가 없어서, "그러면 너 혼자는 힘드니 팀을 만들어 모여 봐라." 그래서 오길라 목사는 몇 사람을 모아서, 매일 모이면서 아무튼 [대학설립]이라는 테마로 진행을 시켰다. 나는 그때 제안하기를 목회자를 너무 많이 동참시키지 말고, 순수 평신도들을 모아서 시작하라 하였더니 진짜 순수한 평신도들로 설립위원회(steering committee)가 꾸려졌다. 나중에 착공 식으로 케냐에 와서 안 사실이지만, 너무 순진무구한 사람들이 모여왔었다. 대학을 나온 사람은 전연 없었고, 거의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들이 10여명에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에는 개의치 않았다. 실력이 있고 없고가 아니고, 공부를 많이 했니 안 했니 가 아니라, 정말로 대학을 설립하고픈 간절한 바램이 있느냐가 나의 관건이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모이는 것을 보니 그야말로 그 열정 하나만 가지고 모였던 것이다.
그들의 목표는 일단 [착공식]이었다. 건축이라는 것을 전혀 안 해본 나 자신이기에, 일단 땅은 파야 하는가 보다 하고 그것만을 향해 집중하기 시작 했다. 그래서 진행하면서 데드라인을 정해야 하니 일단 그 해 12월 4일, 토요일로 정했다. 그렇게 진행하다 보니 오길라 목사의 친구 제이콥(Jacob, 현재는 멜빈의 교무처장)이 행정력이 좋아서 10월쯤에 합류하여, 대학설립 서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땅은 이미 오길라 목사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18,000평이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다. 돈이 들어간 그라곤 모일 때 마다 음료수와 다과를 먹는다 하여 매달 20만 원 정도 몇 달 보냈고, 교육부에 제출할 설립인가 서류를 전문가-변호사, 타 대학 설립/인가 서류- 에게 맡겨 몇 달 걸린다 하여 그 사례비를 몇 달 동안 30만원정도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 봐야 2~3백만원 밖에 안 들었다.
어쨌든 착공식이 준비되었다 하여 한국에서 케냐로 갔다. 나는 대학설립이라는 것도 처음이고, 건축이란 것도 처음이고, 또 아프리카는 처음 가보는 나라였다. 그러나 내 나름대로 터득한 것이 있어서 큰 걱정은 없이 출발하고 진행하였다. 몇 가지 내용이 있는데 정리해보면: 끝에서부터 시작하라 (Begin from the End). 멈추지 말고 그냥 계속 진행하라 (Keep the Momentum). 도착지점을 고수하라 (Stick at Final Destination). 안 될 때에라도 기도하면서, 그대로 진행하라 (Brutal facts/Stimulate Progress). 긴박감을 잃지 마라 (Sense of Urgency). 요런, 몇 가지 테마가 있는데, 이런 것을 붙잡고 계속 진행했던 것이다. 이런 단기프로젝트를 완료하면서, 노하우와 터득한 것을 “당신은 리더인가? (Are You Leader?)”라는 제목으로 영어책을 써서 학생들에게 가르치곤 한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