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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나라 팔라우, 중국 추정 사이버 공격
일본 "돕겠다" 나선 까닭

토론토중앙일보 2024-06-12 0
대만과 25년째 수교 중인 남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가 중국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일러스트 챗GPT
대만과 25년째 수교 중인 남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가 중국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일러스트 챗GPT

(국제) 대만과 25년째 수교 중인 남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가 중국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팔라우 정부는 자국이 대만을 공식 수교국으로 인정한다는 이유로 중국의 공격 타깃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대만·일본·미국 등에서는 팔라우의 디지털 방어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자는 논의가 촉발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랭걸 휩스 팔라우 대통령은 "이번 사이버 공격은 팔라우가 받은 공격 중에 최대 규모였다"면서 "이번 공격은 정치적으로 주도되었고, 중국이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팔라우는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은 전 세계 12개국 중 하나다.

해당 사건은 앞서 지난 2일 뉴욕타임스(NYT)가 팔라우 재무부 등 정부기관에서 지난 3월 기밀문서 2만건 이상을 도난당했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문서는 한 달 뒤인 4월 다크 웹(범죄 등에 악용되는 암호화된 인터넷망)에 올라왔다. 팔라우에 설치된 미국 레이더의 위치, 팔라우를 방문한 일본 해군 선박 탑승자 목록, 일부 미군·일본군의 신원, 미국·일본·이스라엘 등과의 외교적 교류를 담은 문서가 버젓이 노출됐다고 NYT는 전했다.

이후 사이버 범죄그룹 '드래곤 포스'가 이번 공격을 자신들이 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 측이 드래곤 포스에게 사이버 공격의 '하청'을 맡긴 것으로 보고 있다. 매체는 "금전적 요구가 없었던 만큼, 순수하게 팔라우를 괴롭히기 위한 공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군 시설이 있는 팔라우는 분쟁 시 대만을 방어하는 데 사용될 중요한 항로가 지나기 때문에 팔라우를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첨예하다.

일본 "태평양 섬나라 사이버 훈련국 기존 3배로"
대만 정부는 해당 공격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단,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만 정부 관계자는 "대만은 글로벌 인터넷 보안을 방해하는 악한 의도를 가진 이들과 해커 그룹을 비난한다"고 했다. 이어 "빈번한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되어온 대만도 팔라우의 상황을 이해한다"면서 "대만은 팔라우의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부연했다. NYT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대만·일본·미국에서 팔라우의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자는 논의가 촉발됐다"고 전했다.

대만과 우호국들은 최근 들어 태평양 섬나라의 사이버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총무성은 팔라우 등 태평양 섬나라에서 실시하는 사이버 방어 훈련 대상국을 기존 5개국에서 16개국으로 약 3배 늘리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주요 사이트가 악성코드에 감염되는 등 사이버 공격 상황을 가정한 모의훈련을 일본이 실시하고, 각국 정부·기업 보안 담당자들이 방어 노하우를 전수받는 식이다.

일본이 나서 태평양 섬나라를 챙기는 이유는 일본에 연결되는 해저 케이블이 이 지역을 지나기 때문이다. 사사카와(笹川) 평화 재단의 태평양 전문가인 시오자와 히데유키(塩澤英之)는 NYT에 "태평양 섬나라의 사이버 보안은 열악하다"면서 "일본과 대만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은 어떤 개입도 하지 않았고 모든 사이버 공격에 반대한다"고 자신과 무관함을 주장했다. 또 "팔라우가 타당한 증거도 없이 성급하게 결론 내리고 근거 없는 비난·비방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외신들은 향후 대만 수교국·우방국을 향한 중국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대만을 두고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중국이 식수원·전력망·교통 서비스 등 미국과 동맹국 기반 시설에 사이버 공격을 가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실제 미국의 군사 기지가 있는 괌의 상수도 네트워크에 중국 해킹그룹 볼트 타이푼이 침투한 적이 있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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