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푸른 바다 바다 밑에서 줄지어 떼지어 찬물을 호흡하고 길이나 대구리가 클 대로 컸을 때, 내 사랑하는 짝들과 노상 꼬리치고 춤추며 밀려 다니다가 어떤 어진 어부의 그물에 걸리어, 살기 좋다는 원산 구경이나 한 후 이집트의 왕처럼 미이라가 됐을 때,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 늦게 시를 쓰다가 쐬주를 마실 때 그의 시가 되어도 좋다.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짜악 짝 찢어지어 내 몸은 없어질 지라도 내 이름만은 남아 있으리라. 하하하 명태. 하하하하. 명태라고 이 세상에 남아있으리라. (‘명태’ 변훈 작곡, 오현명 노래)
▧ 두 사람의 만남은 운명
재활용품과 수산무역을 하는 글로벌 얼라이언스 캐나다의 박현찬 사장과 이대근 이사의 만남은 우연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대양을 무리지어 누비고 다니는 명태처럼 늘 붙어다녔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 이끌어주고 밀어주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이대근 이사는 1998년에, 박현찬 사장은 1년 뒤인 1999년에 캐나다 땅에 이민의 첫 발걸음을 디뎠다. 그들은 나이도 거의 비슷하다. 그들이 친하게 된 사연은 캐나다에 와서 교회를 다니면서부터 시작된다. 두 사람의 부인들이 같은 교회에 다니면서 친하게 지내자 남편들도 덩달아 가까워졌으므로 부창부수(夫唱婦隨)가 아닌 부창부수(婦唱夫隨)에 해당하는 셈이 된다.
두 사람은 지나온 과거도 달라도 한참 다르다. 박현찬 사장은 한국에서 신학대학을 다닌 후 전도사 생활을 하다가 토론토에 와서 목회를 한 목사다. 이에 반해 이대근 이사는 한국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캐나다에 와서는 워털루 구엘프대학 대학원에서 원예학(버섯유통 전공)을 공부한 후 무역업종에 근무하고 있었다. 이들은 2006년 12월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두 사람은 캐나다에서 인터넷 TV를 셋업할 때부터 긴밀한 동료로서의 관계를 유지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컴퓨터를 전문가 수준으로 잘한다는 것과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개척자 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 ‘글로벌 얼라이언스 캐나다’와 호연지기
글로벌 얼라이언스 캐나다는 범상치 않은 회사이름 만큼이나 원대한 그림을 갖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얼라이언스 캐나다(Global Alliance Canada), 글로벌 얼라이언스 코리아(Global Alliance Corea)와 글로벌 얼라이언스 차이나(Global Alliance China)를 연결해 세계 시장을 누비는 명실상부한 GAC 무역그룹으로 키우는 꿈을 갖고 있다. 지금은 비록 아직 규모가 작은 에이전트이지만, 장차 미래에는 세계의 물건을 수집해 한국,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해 소비자들이 저가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반의 장치를 마련한다는 장기 전략을 갖고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보통 사업자와 비교해, 사업의 최종 목표를 멀리 높이 보는 박 사장과 이 이사의 혜안을 느낄 수 있었다.
GAC에서 취급하는 사업 중에는 PET병 등의 재활용품을 수거해 중국 및 한국 현지공장으로 보낸 후 그곳에서 분쇄, 세척해 납품하는 사업이 있다. 이를 위해 박현찬 사장은 1년에 3번 정도 중국에 드나들며 갈 때마다 1~2개월 머물다 온다. 또 한가지 사업은 싱싱한 수산물을 조업 현지에서 구입한 후 세계 도처의 수요처로 납품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캐나다산 명태를 조달해 한국과 캐나다 현지 마트에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수퍼에 가보았더니 말한 대로 싱싱한 명태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마리를 사 집에 가져와서 생태찌게를 만들어 달랬다. 보글보글 끓는 생태찌게 냄새가 코를 벌름거리게 만들어 국물 한숫가락을 떠서 입에 넣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명태 노래 가사에 묘사된 것처럼 친구들과 술 한잔 하며 생태 찌개를 술안주 삼으면 궁합이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한반도 주변 해수온도 상승으로 생태 이동경로가 바뀌어 조업량이 전무한데다, 2011년 3월 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검출 문제로 일본산 생태 수입이 중단되면서 ‘생태가 금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피시인플레이션(fish-inflation)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내 슈퍼마켓(GS super-market) 3백 군데와 편의점(GS 25) 7천개를 갖고 있는 GS 리테일에서, 알래스카 빙하로 인해 수온이 낮은 포트 하디에서 잡은 캐나다산 생태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는데, 바로 글로벌얼라이언스 캐나다가 맡아 하게 된 것이다.
▧ 미래 비전
박현찬 사장은 GAC를 세계적인 물류 네트워크 기업으로 키워 기반을 잡으면 본업인 목사로 돌아가겠다고 공언했다. 평범한 기업 오너라면 회사가 기반을 잡으면 기업 확장에 골몰할 터인데, 박 사장은 그런 고정관념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보였다. 더 큰 뜻을 위해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는 언제든지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원래의 본업인 목회와 비즈니스 선교의 목표를 찾아 돌아가겠다는 발상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아는 사람이 손잡고 사업을 하면 의견충돌로 종내는 원수로 헤어지는 걸 많이 목도했지만, 두 사람의 경우는 예외가 될 것 같다. 최종목표는 “신앙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과 선한 사업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것”이라며 각오를 다짐하는 박 사장과 이 이사의 눈빛이 예사로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의 꿈이 실현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