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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핏대 선 목청
기사입력 201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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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는 전혀 이해하지 못함에도 불구, 시를 위해 존재하는 언어로 느껴진다. 일단 불어로 뭐라고 읊조리면 시인처럼 보인다. 이태리어는 아마도 노래를 위해 만들어진 언어가 아닐까 싶다. 그 나라 말로 노래를 하면 일단 성악을 좀 한것 같지 않은가. 독일어는 철학을 위해 있고 영어는 비즈니스에 딱 떨어진다. 일본어는 외교를 하는데 일품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예’와 ‘아니오’가 분명치 않은 완곡화법을 쓰기 때문이다.
그럼 한국말은? 솔직히 싸우려고 있는 말 같다. 요즘 한국방송 드라마들만 봐도 그렇다. 몇십초 단위로 목에 핏대들을 세운다. 부부간에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건 예사요, 부모와 자식들 간에,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에, 연인들 간에…회사 동료들 사이에…. 큰소리가 이긴다 식으로 악을쓰며 고함으로 맞받아 친다. 그게 강하고 멋져 보이는지 어린세대들도 앙탈을 지나 발악을 하며 소리를 질러댄다. 한국인들의 목청이 무척이나 커졌다.
불과 수십년 전만해도 초가삼간에 3대가 살며 작은 기침 소리 하나에도 서로 조심할새 ‘예’를 지켰다. 그만큼 차분하고 심성 고왔던 백의민족이 요즘은 제멋대로 기승을 부린다. 위아래도 없고 가리는 것 없으며 눈치며 염치는 순전히 남의 얘기다. 공항에서도 장내방송 스피커 보다 더 큰 소리들이 예서제서 터져 나온다. 궁금하다. 우리들 목소리가 원래 이렇게 큰건가? 얼마 전 한 방송연구 논문에서 미국과 일본 아나운서들의 목청 크기를 조사한 내용이 나왔다. 일본쪽이 훨씬 딱딱한 억양에 소리도 컸다. 미국이 최고 206헤르츠로 낮고 차분한데 일본은 2백76헤르츠를 쳤다. 하기야 일본인은 소리의 고저로, 영어는 소리의 강약으로 억양을 나타내는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지만 어쨌든 소리 자체가 큰 건 설명이 필요 없었다. 그런데 어쩌랴…우리가 듣기엔 일본의 아나운서 보다도 한국의 아나운서들은 한술 더 뜨는것을… 예전에 한일전 축구중계를.하던 어느 방송의 캐스터는 ‘대한민국 만세’ 삼창만에 목이 쉬어버릴 정도였다는 후문도 있다. 굳이 찾는다면 이유는 있다. 받침이 적은 일본말의 특성과 강한 발음이 많은 한국말과의 차이를 지적할 수 있겠다. 김치 먹는 습성과 단무지 씹는 습성에서 오는 차이라고도 한다. 습도 높은 일본과 건조한 기후의 한국이라는 차이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보다는 ‘작다’를 ‘짝다’로 발음해야 직성이 푸리는 우리네 기상 탓이라 보는게 옳다는 학자도 있다. 서양사람들은 소음에 여간 민감하지 않다. 아파트 입주 계약을 할 때 첫 의무항목은 ‘소리를 내지말라’는 것이다.
 밤 10시 이후에 샤워를 했다간 경비원이 즉각 문을 두드린다. 밤중에 벽에 못질을 하면 이곳에 안살겠다는 신호가 된다. 요즘은 아파트도 대부분 라미네이트 마루 처리를 하지만 카펫트를 까는게 사치가 아니다. 순전히 아랫층에 대한 소음방지 장치다. 남의 소리에 엄격한만큼 내가 내는 소리에도 정말 조심한다. 이 사실을 사회적으로 확대하면 ‘내 말을 들어주기 바라는 만큼 당신 얘기도 경청하겠다’로 자리 잡는다. 우리는 (솔직히) 어떤가. “내 말은 다 옳고 당신 말은 들을 가치도 없다”, “내가 내는 소리는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당신이 내는 소리는 정말 지독한 소음이다” 다. 결국 목소리 크면 이기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 제각각 소리를 질러대느라 눈까지 뻘겋게 충혈이 돼 살고있다. 분명한게 한가지 있다. 목소리가 커지면 말이 거칠어 진다. 말이 거칠면 세상이 험악해진다. 세상이 험악해지면 힘 센자의 횡포가 만연한다. 그 이후의 세상은 인간으로선 알 수 없다. 오직 하나님만이 아신다. 무섭지 않은가. 목소리 좀 낮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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