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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오피니언] (중앙 글 사랑 마을)불합격의 이유
기사입력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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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격의 이유                                                       유장원
“자네 전투경찰이었다며…. 모든 상황이 다 똑같다고 하고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그래도 데모를 하겠는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대답을 해야 했다. 맑았던 머릿속이 하얗게 변색하도록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면접관의 눈초리는 독수리처럼 나를 잡아먹듯이 바라보고 있었고 반면 내 입술은 죽어가는 시체처럼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
 어머니가 입원하면서 3년 동안 준비했던 공무원 시험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그때 내 나이로 칠 수 있는 유일한 대기업인 H그룹 Y증권의 신입사원 공채를 봤다. 필기시험은 무사히 넘겼고 면접도 별 탈 없이 질문과 대답을 잘 이어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가운데 앉아 묵묵히 서류만 검토하던 분의 예리한 칼이 가슴을 정조준하며 찔러왔다.
 칼의 의도는 충분히 알았다. 살짝만 비키면 가벼운 찰과상으로 끝날 일이었다. 하지만 도저히 ‘못 하겠다’라는 답이 안 나왔다.
 “또다시 부조리를 목격한다면 형태는 달라도 그런 잘못된 것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체로 그런 식으로 대답한 것 같다. 마지막 합격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발견할 수 없었다. 아쉬웠지만 후회는 없었다.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하자.’
결국, 그 길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는 것이었고 그 경력으로 이민을 왔으니 됐다.
 면접을 마치고 나오면서 떠오른 장면은 7년 전, 안동에서 전투경찰 훈련을 끝내고 김포공항 경비대에 배치를 받고 나서 아직 본부에서 지내고 있었을 때였다.
 우리 동기 넷은 군기가 바짝 들어 부동자세로 본부 소대의 침상에 앉아 있었다. 느닷없이 키가 180이 넘는 순경 하나가 들어왔다. 대뜸 “너희들 모두 대학생들이었다며?” 하면서 한 대씩 후려갈겼다. 맞으면서 관등성명을 대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우리에게 그 순경은 이렇게 물었다.
“대학교 때 데모한 놈 나와.”
서로 눈치만 보고 있을 때 동기생 전 이경이 “네, 이경 전ㅇㅇ”하고 소리쳤다. 채 관등성명이 끝나기도 전에 그 순경은 전 이경을 개 패듯이 패기 시작했다. 가슴에는 거대한 발자국이 찍혔고 얼굴에는 솥뚜껑 같은 손바닥이 덮쳤다. 스무 몇 살을 사는 동안 눈앞에서 사람이 사람을 개처럼 패는 걸 목격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다리가 너무 후들거려서 서 있을 수도 없었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 때리다 지친 그 순경은 가쁜 숨을 몰아쉬더니 다시 한번 물었다.
“너희 나머지 개새끼들은 데모 했어, 안 했어?”
우리 셋은 목이 터지라 합창을 했다.
“안 했습니다.”
“좋아, 내가 왜 이러는 줄 알아? 80년도에 순경 시작하자마자 데모하는 너희 대학생 놈들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 줄 알아. 니들은 웬수야, 웬수.”
그렇게 일장 연설을 한 뒤 피 흘리는 동기를 내 팽겨둔 채 씩씩거리며 나갔다. 그 동기는 입술의 피를 닦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를 일으켜 세우는 난 멀쩡했지만, 가슴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그래, 그런 건 줄 알았지. 우리가 너희 순경이 미워서 그랬겠냐? 그렇다고 아무 힘도 없는, 이제 갓 이경(육군의 이등병에 해당) 작대기 하나 단 내 동기를 저렇게 만드냐? 아. 나도 차라리 아까 데모했다고 하고 흠씬 두들겨 맞았으면 이렇게 초라하고 쪽 팔리지 않았을 텐데…. 다시는 나를 배신하지 않으리라.’
결국, 면접관의 칼에 정통으로 찔려 시험에 떨어졌지만 그때 당시 다짐이 떠오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법시험 마지막 면접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지만, 그 당시 행동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그는 붙었고 난 떨어졌다.
물론 나와 문 대통령은 시련의 기간이나 격이 달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그의 일화를 읽고 내 예전의 기억이 떠올라 끄적거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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