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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오피니언] (중앙 글사랑 마을) 그늘의 숲
기사입력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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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숲 /백복현
 
여름 숲은 그늘로 촘촘하다
내 그늘이 네 그늘과 포개져서 한층 짙어진 잎새
한낮의 소리를 빨아먹은 그늘의 눈은 축축하다
그늘 하나에 다른 하나를 더해도
여전한 길이의 팔과 다리
자라지 않는 그늘의 팔다리는 길을 잃은 채
출구를 찾지 못하고 제자리다
 
실상, 그늘 안에선 풀도 다람쥐도 길을 묻지 않는다
사방은 같은 벽이고 언덕도 습지도 높낮이가 평등해지는 곳
과거도 미래도 같은 두께로 채색된 채,
움직임이지 않는 홑겹이 된다
 
빛이 없는 게 아니라, 너무 많은 빛이
한 겹 그늘로 변했다
할 말을 닫은 후, 그 다음이 그늘을 낳았다
색색의 이야기를 삼키고 자라서 성장을 멈춘
그 이후가 그늘의 입이다
바람도 그늘의 가슴엔 발자국을 찍지 못한다
세월만이 벤취의 그늘을 옮길 뿐 가만히 그늘의 마음을 찍고
여름은 숲을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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