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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오피니언] (중앙 글사랑 마을) 길(La Strada)
기사입력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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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원 캘거리 중심을 관통하는 16번 Ave North는 역시 캐나다를 가로지르는 #1 고속도로의 한 토막이다. 그 길의 동쪽 끝에서 서쪽 바닷가까지 가 본 사람이 있을까? 몇 명은 있을 것이다. 나는 차로 세 번 캘거리에서 밴쿠버의 종착까지 가봤지만, 동쪽으로는 사스캐츠완(Saskatchewan)주의 레지나(Regina)까지가 끝이었다. 규격화된 바쁜 생활을 쪼개어 그 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갈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하지만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그 긴 길을 만든 사람들의 고독을 그리고 그들의 눈물을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로키를 관통하는 #1 고속도로 험한 길을 달리다 들른 카페에서 귀동냥으로 들은 얘기로는 그 고속도로와 캐나다 횡단 (Trans Canada) 철도를 만든 주인공은 중국인 노동자(쿨리)들이라고 한다. 당시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의 인구는 오직 유럽에서 온 사람들로 이, 삼천여 명 밖에 안 되어 철도 및 도로 공사는 엄두를 못 내었다. 결국, 수천 명의 쿨리들을 중국에서 혹은 캘리포니아에서 돈으로 유혹해서 먼 '길'을 데려왔다. 쿨리들은 인종 차별과 어렵고 힘든 작업만 골라서 주는 작업 차별을 견뎌야 했다. 사고와 괴혈병으로 고통받고도 병원의 혜택을 누리지 못해 결국 많은 중국인 노동자들은 돌아올 수 없는 멀고도 먼 '길'을 떠났다. 말도 안 통하는 먼 이역 땅에서 자신들의 땀과 몸을 묻은 영혼들을 같은 이민 노동자로서 위로하고 싶다.
우리의 생(生)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허락할까? 가보고 싶은 곳, 해보고 싶은 것을 다 가고 또 다 해보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의 끝까지 가보고 싶은 또 다른 이유는 그 길의 양 끝에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하키 시즌이 시작되면 캘거리의 도로 중에서 유독 붉게 변하는 17번 Ave South를 지난주에 일이 있어 걷다가 문득, 벽을 지저분하게 채우고 있는 포스터 중에서 앤서니 퀸이 가슴에 쇠사슬을 두르고 힘자랑하고 있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La Strada(길)의 포스터이다.
순수한 영혼이 곁에 꼭 있어야 할 ‘잼파노’가 지금 17번 Ave 의 ‘길’ 벽 한 모퉁이에서 혼자서 힘자랑을 하고 있다. 영화 ‘길’의 마지막 장면인 바다에서 잃어버린 영혼 ‘젤소미나’를 향해 울부짖을 ‘잼파노’가 내 바로 앞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쇠사슬에 묶인 채 벽에 붙어 있다. 캘거리에서 가장 혼잡한 '길'의 한 모퉁이 벽에 고독하게 서 있다가 가장 한적한 바닷가에서 울부짖을 그의 고독을 보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그가 왜 버림받고 처절하게 울었는지를 그 현장에서 다시 한번 느끼기 위해, 그 '길'의 끝인 바다를, 그러나 외로운 바닷가를 가보고 싶다.
캘거리는 #1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캐나다의 여러 도시 중 하나이다. 단지 지나간다는 사실에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별 의미가 없다. ‘길’에 우리의 마음을 연다면, 그래서 그 ‘길’을 걸어갔던, 아니 걸을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면, 그리고 그들이 불었을 트럼펫 소리를 듣고 싶다면, 차창 밖에 펼쳐지는 풍경에만 눈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그 영혼들을 가슴으로 만나야 할 것이다.
좀 모자라는 사람들이 ‘길’을 동행한다. ‘젤소미나’는 좀 모자라는 여자지만 꼭 옆에 있어야만 할 그런 영혼이다. 나도 좀 모자라는 사람이다. 누군가가 곁에서 동행해야만 하는 그런 사람이다. 그 길의 목표가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지만, 트럼펫을 불면서 마냥 그 ‘길’을 가는 그런 사람이다.
이민 길이란 그런 길이다. 앞만 보고 달려온 길, 앞으로 가야 할 길도 여전히 고독한 길. #1 고속도로처럼 바다와 바다를 이어주는 거대한 길도 아니고 차들로 붐비는 바쁜 길도 아니지만, 반드시 누군가와 같이 걸어야만 할 길이기에 맑은 영혼을 가진 ‘젤소미나’가 꼭 필요한 그런 길이다. 앞으로 남은 이민 길을 걸으며 같이 걷는 영혼들을 잃어버리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고속도로 그 먼 ‘길’을 만들다 아주 먼 '길'을 먼저 간, 같은 이민자였던 중국 영혼들 또한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파도가 트럼펫 곡조처럼 부서지는 바다에 엎드려 잃어버린 영혼 때문에 오열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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